“할머니라도 젊고 예쁜 할머니가 좋죠? 훨씬 더 대접 받겠죠?” 온라인 게시판의 질문이다. 한국의 동안열풍은 이제 아줌마들을 넘어 할머니들에게까지 불어온지 오래다. 70대 내 어머니 역시 동안외모를 바라신다. 티비를 보면서도 배우들의 얼굴에만 관심집중! 어쩜 저리 아직도 젋어 보이냐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동안시술에 무관심하던 한 친구조차 성형외과 광고를 보고 있자니 해야하나 싶더란다. 연예인 아닌 일반인들까지 젊어지고자 보톡스, 필러, 하다하다 거상수술까지 감행한다. 어릴적 영화 ‘죽어야 사는 여자’를 보고, 미국은 참 괴이하군! 싶었건만 이젠 한국이 세계적인 성형 선진국이 되어 미용관광을 오는 외국인들마저 허다하다.
많은 이들이 동안외모를 가꾸는건 나를 위해서라 주장한다. 거울로 보는 내가 이뻐 즐겁고 남들에겐 인정받으니 뿌듯하다고. 난 한때 SNS 인플루언서가 되려했다. SNS에서는 비주얼이 먼저라니 하지 않던 화장을 매일 하고 피부과도 다니며 관리했다. 조금 유명해지자 온갖 칭찬과 선물공세 등 후한 대접을 받았는데 기쁨은 잠시, 점차 허무가 밀려왔다. 누굴 만나도 상대에게 집중할 수 없었다. 어딜가든 치장하고 나가느라 이미 피곤해졌고, 내가 어찌 보이는지가 가장 중요했던 마음으로 진솔한 소통이 가능했겠는가? 타인에겐 조금의 관심도 주지 못했다. 나의 외모 집착이 비대한 자아를 키웠고 결국은 내 컨텐츠를 은근히 따라하던 한 친구에게 든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만 화를 내고 말았다. 어떤 이들은 나를 비난했고 억울함에 내면은 더 피폐해졌다. 참으로 유치찬란 했던 나!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외모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라. 그중 성숙하고 지혜로우며 마음 넓은 이는 단언컨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