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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기초탄탄 여성의 몸 발제3

2024.09.11   조회수 170회    조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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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인도자에게 귀 기울이기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의 첫인상은 여성의 질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자 여성의 몸 사용 안내서였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의사의 친절한 설명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는 의학적 치료에만 의존하는 것은 여성 스스로의 지혜를 잃어버린 채 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무리 의학이 발전하고 과학적인 치료법이 나온다고 해도 치유 없이는 충만한 삶을 되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치유는 개인의 감정적 경험에 따라 다르며 여성 스스로 몸이 보내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를 길러온 가부장적 문화에 의해 중독된 사회구조가 만들어졌고 그에 따라 우리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갖게 되었다. 육체는 뇌의 지배를 받는 것이고 뇌를 괴롭히는 육체의 메시지는 무시해도 좋은 것이며 병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치료해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에게 좌뇌와 우뇌가 필요한 것처럼 과학적 치료와 정신적 치유는 모두 필요하다고 한다. 저자는 2부에서 정신과 육체는 하나이고 이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에 주목하며 몸의 메시지가 내면의 인도자로서 몸을 다스리는 지혜임을 설명하고 있다.

10. 유방
고대에 자연의 풍요로움을 상징했던 유방은 우리의 문화에서는 타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거나 양육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유방암은 여성의 희생적 양육 욕구와도 관련이 있는데, 주요 감정적 원인은 양육과 관련된 상처, 슬픔이다. 후회와 슬픔 같은 감정의 에너지는 차크라4 부근의 유방에 쌓여 에너지를 차단하는데 이는 감정 자체보다는 “그 감정을 완전히 표현하고 해소하고 건강하고 적합한 방식으로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무능력”이 문제라고 한다(『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크리스티안 노스럽, 강현주 옮김, 한문화, 267쪽). 그럴 때 저자는 상황을 통제하거나 타인으로부터 지지를 받으려고 애쓰기보다 상실감을 우리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슬퍼할 것은 슬퍼하면서 상황을 인정하고 능력 밖의 일은 포기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충고한다.
인상적인 것은 갱년기 여성에게 필요하다는 영양제 광고에서 봤던 에스트로겐이 과잉되면 유방암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폐경기가 되면 에스트로겐이 충분히 생성되지 않으므로 대신 영양제로 보충하라는 것인데 과잉이 되면 오히려 독이 된다니! 게다가 호르몬 제제와 피임약도 유방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니 의사가 어련히 알아서 약을 처방해주지 않을까하는 안이한 믿음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할 일이다.
유방암을 자가진단할 때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병의 징후를 발견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존경심을 갖고 보살피고 있음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한다. 유방암의 치료법에서도 절제술이나 화학치료도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감정적인 치유, 정신적인 문제의 해결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암은 오래된 상처나 분노가 있거나 기운이 쇠약한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는 병이다. 시간에 쫓기면서 살아가는 생활도 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때는 자신의 몸에게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고 한다. 자신의 몸을 점검하면서 존중하고 있다는 에너지를 전달하고, 몸이 계절의 흐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것이 바로 내면의 인도자에게 귀 기울이는 일일 것이다.

11. 생식력
여성의 생식력은 주로 사회적 정치적으로 생각되어 왔다. 국가의 출산률은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의 책임으로 전가되고 여성의 생식력은 인구 증감의 도구로만 취급된다. 적법하지 않은 출산은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일로 치부하면서도 낙태는 사회적으로 죄악시되어 여성은 죄책감과 수치심에 시달린다. 생식력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갖지 못한 채로 여성은 낙태로 인한 감정적 상처를 갖게 되고 이는 자궁근종이나 골반통 같은 산부인과적 문제를 일으킨다.
낙태와 마찬가지로 유산이나 사산의 경험도 여성에게 죄책감을 준다. 저자는 그런 감정을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충분히 슬퍼해야 하며, 죽음을 회피하거나 부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 삶에 죽음이 공존하고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감정을 흘려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12. 임신과 출산
임신과 출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주위의 지지인데, 우리는 경험이나 지지보다 병원의 의료기술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되었고 분만의 고통에 대한 공포심으로 불필요한 마취나 제왕절개 수술을 행하곤 한다. 저자는 “분만 중인 여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기를 출산할 수 있는 여성의 타고난 능력을 인정해주는 사랑과 용기”(338쪽)라고 말한다. 진통은 분만을 위한 자연스러운 절차이고 그 과정에서 여성은 스스로의 내면으로 들어가서 고통과 온전히 함께할 수 있다. ‘완벽한 출산’이라는 환상은 산모로부터 자신의 힘을 깨달을 기회를 박탈하고 태어날 아기를 분만과정에서 배제한다.

13. 모성애
일반적으로 우리는 임신하면 아기는 병원에서 태어나야 하고, 출산 후 아기는 신생아실에서, 산모는 병실에서 보살핌을 받다가 며칠 후에 아기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거나 산후조리원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을 의심없이 받아들였는데, 저자는 왜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엄마에게서 빼앗아 차가운 물로 씻겨 신생아실로 보내져야 하느냐고 묻는다. 진짜 아기를 위한 것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건 아닐까? 또 아기를 돌보면서 지치고 힘들 때면 아이를 사랑하는 것과 별개로 우울과 적대적 감정이 들기도 하는데 전통적으로 우리가 모성애라고 부르는 것과 괴리된 마음에 죄책감을 갖기도 한다. 저자는 그것이 중독된 사회구조에서 강요된 완벽한 어머니의 모습 때문이라고 말한다. 좋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위한 희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14. 폐경기
저자는 폐경기를 “여성의 힘을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잠재력이 가장 풍부한 인생의 한 단계”(367쪽)라고 말한다. ‘중년의 대변화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시기의 여성들은 내면적인 자신의 가치를 일상적 활동으로 끌어내면서 삶을 진지하게 창조한다고 했다. 켈트족 문화에서 나이 든 여성은 씨앗으로 비유되는데 이는 모든 것의 잠재성을 담고 있음을 의미한다. 폐경기 이후 여성의 역할은 “진실과 지혜로 공동체에 씨를 뿌려주는 일”(369쪽)이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폐경기는 에스트로겐 결핍성 질병으로 여겨진다. 폐경기는 처리 대상이 되고 노화에 대한 두려움을 야기한다. 연령차별주의적인 문화에서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믿는 대신, 나이 들면 몸과 마음은 상할 것이라고 기대”(371쪽)한다. 스스로 최악의 현실을 만들기 쉬운 생각과 패턴을 만드는 셈이다. 폐경기의 건강을 만들기 위해서는 호르몬 결핍의 측면으로만 보기보다 몸이 원하는 일을 찾아 새로 시작하는 전환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폐경기는 인생을 통해 쌓아온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있는 시기”(396쪽)라고 한다. 상실감에 충분히 슬퍼하고, 해결하지 못한 감정의 문제들을 해결하면 폐경기의 증상도 덜 수 있다고 한다. 내면의 인도자인 몸의 메시지에 충실히 귀기울인다면 새로운 창조력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양생으로서의 자기돌봄
저자는 유방을 돌보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몸과 자신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유방은 남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내 몸의 소중한 일부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우리 몸은 스스로 치유하는 법과 건강해지는 법을 알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양생으로서 자기돌봄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자신의 건강을 의료기술에 의존한 채로 수동적인 삶을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의 창조적인 경험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이해하고 치유해야 한다. 출산을 끝낸 후의 인생은 ‘더 큰 창조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한 시기이므로, 여성이 지닌 출산의 능력을 자기 내면의 어떤 것을 탄생시키는 것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오래전 여성들이 지녔던 아름다움, 권력, 힘을 되찾기 위해 사회적, 문화적으로 억압된 내면의 인도자에게 귀 기울인다면 양생으로서 자기돌봄을 실천하는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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