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탄탄 세미나 시즌1] 1주차 후기_최혜정 > 숙제방

본문 바로가기

숙제방

기획세미나 [심신탄탄 세미나 시즌1] 1주차 후기_최혜정

2024.07.11   조회수 232회    최혜정

본문

조종당하고 있는 나


요즘 거의 아침을 먹질 않는다. 솔직히 먹기가 조금 겁난다. 먹질 않을 땐 오후 2~3시까지도 배고픈 줄 모르고 지낸다. 하지만 음식을 입에 대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자꾸 먹는 것을 찾게 된다. 공부가 시작되면 증상은 조금 더 심해진다.

『몸으로 떠나는 여행』에서는 나의 이러한 행동을 ‘습관적 움직임’이라 부른다. 이 습관적 움직임은 ‘개인의 감정 기복에 따라 신체적 긴장이나 동작들로 나타나는 것’이라 말한다. 나에게 이러한 신체적 습관들이 나타날 때는 주로 책을 읽고 공부할 때다. 책 읽는 도중 갑자기 내용이 복잡해져서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나 맥락이 잡히지 않을 땐 여지없이 습관적 움직임이 올라온다. 그리고 한 가지 문제를 깊이 생각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 순간이 되면 갑자기 뇌가 정지된 느낌 즉, 신체적 긴장감이 뇌가 정지된 것 같은 느낌을 나에게 준다. 내 머리에서는 잠시 쉬던지, 무언가 먹은 후에 하라는 악마의 속삭임이 들린다. 그때 나는 무의식의 포로가 되어 잠시 책을 덮은 후 습관적으로 냉장고 문을 연다.
‘중독이란 라틴어의 ‘집착된 습관’에서 나온 말이다. 몸학적 관점에서는 습관화된 몸의 움직임은 무엇이든지 중독일 수 있다.’(『몸으로 떠나는 여행』 크리스틴 콜드웰 지음, 한울, 23쪽) 이 세미나를 신청할 당시만 해도 중독과 나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생각했다. 단지 내 몸을 자세히 관찰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세미나를 신청한 것이다. 그런데 세미나 책들을 읽으면서 내가 하고 있는 미묘한 신체적 습관 또한 중독의 범주에 속한다는 것이 쫌 놀라웠다. 마약 혹은 알코올 중독, 워커홀릭 등쯤이 되어야 중독으로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했었다.
‘중독 과정의 두뇌는 보상으로 작용하는 것들에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즉, 내가 무의식에 조종되어 책을 덮거나 습관적으로 냉장고 문을 열고, 먹는 것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중독의 과정에 있다 볼 수 있다. 보상(음식 혹은 휴식)을 즐기는 동안 잠시는 고통으로부터 멀어진다. 이렇게 되면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회피하고 외면하는 꼴이 된다. ‘중독은 일종의 유체이탈 경험이며 [몸적] 자아와 세계의 연결 플러그를 뽑아놓은 행위이다.’ (『몸으로 떠나는 여행』 크리스틴 콜드웰 지음, 한울, 39쪽)

1주차 후기를 준비하면서 내 몸에 습관화 된 움직임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앞으로의 세미나를 통해서 ‘습관화된 몸의 움직임’을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이 습관들이 나타나게 된 원인 또한 연구해 보고 싶다.


*이번 주 '나의 신체 일지'는 1주차 후기와 같은 내용이어서 이것으로 대체하겠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2024 HASIMDANG.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