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탄탄 세미나 1 8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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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박물학> - 청각(Hearing) 동물 ~ 대지의 소리
안녕하세요? 청북 사는 남궁진입니다.
온라인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만, 이번 주 금요일 감이당 밥당이라 1시 40분 임무를 마치고 하심당에서 오프라인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이번 후기 쓰실 샘이 참석 못할 상황이 생겨, 하심의 마음으로 수업을 들으러 갔다가, 갑자기 후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3시부터 5시까지 세미나 시간이지만, 한 번도 그 시간에 마치는 경우는 없을만큼 이 공부는 특별합니다.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부분에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장금샘 일정으로 2시부터 시작했습니다. 저는 초입에 장금샘께 마치는 시간을 여쭈어보았죠. 정시 마칠 예정이지만, 나머지 시간에 더 이야기 나누시라는 답변~
저에게 글쓰기는 왠지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모든 선생님은 글쓰기야 말로 수행이라 말하십니다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글쓰기와 친해지려고 신체일기를 쓰면서 객관적으로 자신을 관찰해보려 했는데, 자신과 약속을 지키려고 부단히 애 쓰지만, 잘 안되고 있습니다.
왜 글쓰기가 그렇게 어려울까요? 본대로, 들리는대로, 느낀대로, 생각한대로, 말하듯이 쓰는 것이 왜 잘 안될까요?
아무튼, 오늘 수업을 소개해보렵니다.
오늘은 감각 중에서 청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두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주 수업에서 저는 '소음'에 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소음은 모든 주파수를 다 포함하고 있는 소리라서 빛의 세계에서는 흰색과 같다'는 저자의 말이, 우리가 알던 듣기 싫고 괴로운 '소음'과 달라서 그랬습니다.
저자는 소음중 특별히 큰소리, 뾰족한 소리는 사람의 영혼을 할퀴거나 상처를 주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피하려 한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영혼을 위로하는 소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바로 음악입니다. 저자는 음악을 소리의 '향수'라고 말합니다.
오늘의 이야기에는 고래를 비롯하여, 노래를 갖고 있어 노래하는 새, 귀뚜라미 밴드, 개구리, 박쥐 등 여러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청각상의 제자리'는 동물이 같은 종끼리 교신하고자 할 때 품위와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도록 자연이 안배한 것이라 생명들은 극한의 경쟁을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중에 고래는 바다를 유영하며 소리로 의사소통합니다. 마치 노래 부르듯 새로운 구절과 요소를 첨가하여 변주한다 해요. 우리가 노래에 감정을 싣듯 고래도 자신의 마음을 소리에 담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그들의 구슬픈 연가는 때론 그레고리안 성가인듯, 불안한 유령 소리인듯, 음유시인의 읊조리는 시처럼 들리기도 한다니 들어보고 싶습니다.
한 첼로 연주자는 고래의 노래를 배경으로 연주했다는데, 종을 초월하여 그들이 서로 소통했는지 궁금합니다.
아무튼 음악은 인간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진 지성이며, 하나의 소질(366)이고 삶에 의미를 더해주는 요소일 뿐 아니라 아주 먼 곳에 있는 생물체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우주 공용어 라는 찬사가 이어집니다. 실제로 우리는 음악으로 위로받고 위안을 얻으며, 음악 속에서 우주와 하나된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음악은 언어일까요? 우리는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건져올리기 위해 말을 필요로 하지만, 음악은 모든 인간이 공유하고 있는 감정의 채석장에서 나온 절제된 외침(373)이라니요! 멋진 표현입니다.
하지만, 저는 마지막 선생님이 건져올린 문장이 참 좋았습니다.
'파란색과 노란색을 섞으면 두 가지 고유한 색조는 없어지고 완전히 새로운 색깔이 탄생한다. 그러나 음은 합쳐놓아도 각각의 특성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 결과 생기는 것이 새로운 화음이고 이것은 자체의 소리를 갖지만 개별 음도 뚜렷이 구분된다. 단순한 음의 혼합이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한꺼번에 떠드는 것 같은 소음도 아니며 전혀 색다른 질서인 것이다.' 음악은 마치 콜라쥬나 조각보 같이 개별 음을 선율에 실어 또다를 질서를 만들어 우리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소리는 원초적 감각인 것 같다고 장금샘은 말씀하셨습니다. 소리는 파동으로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태초에는 정말 소리만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성경도,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고 시작하지 않나요? 그런데, 우리가 분별심으로 좋은 것과 나쁜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감각을 닫아버리면, 그러니까 좋은 것만 듣고 혹은 좋은 것만 들으려 한다면, 우주의 파동에 접속할 수 없겠죠. 신체성이 바뀌지 않으면 감각이 바뀌지 않는다는 말씀을 새겨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바이올린의 배우고 계신 샘의 음악에 관한 이야기, 청각 장애인 부모와 오빠를 둔 열일곱 살 소녀 루비의 음악 이야기를 담은 '코다'를 소개해주신 샘,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뇌병변을 앓고 있는 아들 히카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개인적 체험'과 '읽는 책'을 소개해주신 샘, 여행지에서 경험한 탁구공의 경쾌한 소리에 대한 경험을 나눠주신 샘, 그리고 우리동네 책모임 오셔서 일상의 언어들이 아닌 '말씀'을 들려주셔서 다른 파동의 말을 들었다는 저의 경험들과 함께 한 시간은, 마치는 시간을 훌쩍 지났습니다.^^
장금샘 부재로, 우리는 '정좌수도'는 다음 시간에 공부하기로 작당하고, 영가샘이 손수 싸온 맛난 김밥을 먹으며 뒷풀이 겸 후기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사진파일이 너무 커서 못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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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상현님의 댓글
이상현 작성일
후기 잘 보았습니다
내공이 느껴지는 글 입니다
감각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아직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혹 더 나이들어서 감각의 일부분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김영가님의 댓글
김영가 작성일각자의 음으로 새로운 화음을 만드는 심신탄탄세미나입니다. 함께해서 좋은시간이었습니다^^